평창의 산양삼과 젊은 연구원의 시너지

김의수 승인 2020.03.24 09:3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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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광주 출신의 젊은이가 평창에 정착하여 벤처기업을 하고 있다. 평창의 특산품인 산양삼의 연구와 가공 사업을 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우리두 조재영(45) 대표다. 그는 전남대에서 생물화공학을 공부하고 미생물 발효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평창의 특산품과 연구원이 만나 일으키는 시너지는 무엇일까, 평창의 발전방향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를 찾아 갔다.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산학협력관에 입주해 있는 우리두의 사무실에서 조대표를 만났다.

 

가족 전체가 평창에 정착하셨는데 계기가 있으셨나요?

 대학 졸업 후 10여 년간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의약품·식품회사에서 미생물이 관여되는 일을 했습니다. 한우 보조사료로 평창한우 축협과 일하면서 평창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마침 은사님이 서울대 평창캠퍼스 교수로 오셔서 2015년에 서울대 식품산업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왔고 계속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던 중이라 교수님 도와드리면서 창업 아이템을 찾았습니다. 평창은 자연환경도 좋고 천연물이 다 산에 있으니 지역분들과 함께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이었는데 저와 제처는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족 전체가 평창으로 와서 정착했습니다.

 

회사는 처음부터 서울대 산학협력관에서 시작하셨나요? 여기 입주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합니까?

 여기 입주하려면 벤처기업 인증이 있어야하고, 서울대와 공동 연구·개발을 해야 합니다.

 2015년 초부터 산양삼을 알기 위해서 평창산양삼특구영농조합법인의 조합원으로 가입해서 작은 규모로 재배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산양삼이 대부분이 잘 키우고 채취해서 판매하는 1차 산업 위주라 소비시장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산양삼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했던 부분을 20162월에 특허로 출원하고 창업하면서 벤처인증을 받아 서울대 산학협력관에 입주했습니다.

 

산양삼 가공을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1차 산업 위주인 산양삼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했던 부분도 소개해 주십시오.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임업진흥원에서 하는 ‘2015 젊은 임업 CEO 창업 교육을 받았습니다. 6개월 동안 매 주말마다 서울에 가서 교육을 받았고, 평창을 조사하면서 지역 특산물인 산양삼에 주목했습니다

 산양삼이 부가가치도 많지만 연구가치도 많더라구요. 인삼에 관한 연구는 많은데 산양삼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어요. 원물로만 팔리고 있는 현실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발효라든지 여러 가지 가공품 형태로 만들면 지역에 기여도 하고 지역과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비자는 형태와 모양이 그대로 유지된 생삼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생물로는 반출반입이 까다로와서 해외수출이 어렵더라구요. 건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고 생각했는데, 기존의 열풍방식 등으로 건조하니 삼의 모양이 쪼그라들고 뒤틀려서 모양새가 변합니다. 상품가치가 확 떨어지죠.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결 건조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방법으로 특허도 받고 벤처기업 인증도 받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어요. 포장을 뜯는 순간 건조삼이 부서지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이걸 해결하는 게 숙제였죠. 그래서 돌기있는 전용 트레이도 만들고 원형을 유지하면서 건조하고 포장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특허도 받았습니다.

 동결 건조방법으로 산양삼을 건조하면 생삼의 원형을 유지하고 크기도 동일합니다. 기존에 약같은 개념으로 산양삼을 먹었다면 저는 가장 하이클래스 식품 소재로 부각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생삼에 관심이 없었던 젊은층과 해외 고객들을 타겟으로 산양삼 제품의 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산양삼은 연구가치가 많다고 하셨는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일반인들은 산양삼은 인삼보다 자연환경에 가깝게 키웠으니 좋을 거다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구체적인 과학적인 수치로 예를 들면 인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많다. 이런 연구결과들이 있습니까? 

 삼이 가지고 있는 유효성분이 40가지가 넘다고 밝혀졌습니다. 재배환경에 따라서 유효성분의 함유량도 다릅니다. 분석을 해보면 분석피크가 달라요. 인삼과 산양삼이 완전히 동일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야생에서 자라면서 생겨나는 새로운 물질이라든지, 기존 인삼에도 있지만 더 많은 함유량이라든지 다 연구가치가 있습니다. 왜 다른지 이런 연구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10년근 산양삼을 중심으로 입소문에 의한 시장은 형성되어 있는데 이걸 더 많은 소비자들 나아가 세계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는 거리는 가장 산삼에 가까운 원물이다, 가장 자연적이기 때문에 효과가 높지 않겠느냐라는 정도입니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려고 산림청, 한국임업진흥원도 계속 연구하고 있고 서울대 교수님들도 연구 의지가 높습니다. 산양삼의 장점이 무엇인가를 과학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면 그 이후의 선택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산양삼이 인삼보다 10배 이상 비쌉니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고 하는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내용이 뭐가 있습니까?

 산양삼두유 한박스가 15포인데 5년근 산양삼 한뿌리가 들어갑니다. 인터넷 최저가로 22,000원에 팔고 있습니다. 산양삼의 눈높이를 내렸죠. 또 하나 산양삼두유를 판매하면서 산양삼을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식품 트랜드 상 무첨가 제품을 소비자가 선호합니다. 두유는 첨가제를 넣지 않으면 제품의 물리학적 특성으로 거칠거나 뭉침 현상이 일어나고 콩비린내를 잡기가 힘듭니다. 산양삼의 사포닌으로 기존의 두유를 더 부드럽고 맜있게 만드는 연구를 한 결과로 내놓은 제품이 산양삼두유입니다. 서울대 식품산업화연구소 교수님들과 저희 회사가 2년간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입니다. 대체재로 천연물들이 필요하고 그중의 하나가 산양삼이다. 산양삼의 용처를 다르게 바꾸었죠.

 산양삼의 건강한 이미지와 산양삼을 넣은 이유를 과학적으로 분명히 설명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하여야 합니다.

 

가격대비 확실하게 설득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가 아직은 없다. 산양삼의 건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팔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친환경농산물과 일반 농산물의 관계로 보면 소비자들이 가격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그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산양삼은 유기농 이상이다. 비료도 안주고 아무 것도 안하니까. 왜 비싸냐? 우리가 들인 노력과 시간보다 수득률이 낮으니까 비싸다. 그런 부분으로 이해시켜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산양삼의 가격대가 아직도 높다는 거죠.

 

평창산양삼특구조합 조합원들과의 협력, 상생은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평창산양삼특구조합 조합원들의 산양삼만 매입해서 사용합니다. 조합원들은 삼을 보면 다 알거든요. 삼을 채취하면 작은 것부터 큰 것, 파손된 삼까지 다 있습니다. 그중 생삼으로 상품화되지 못한 70%는 로스죠. 대부분 헐값에 팔려 약탕기에 들어갑니다. 이런 삼을 제대로 평가해서 매입하고 제품화합니다. 아주 작은 것들과 파손된 삼들은 차와 분말로 만들고 중간 사이즈는 건삼으로 만들어 튜브에 넣어서 제품화 했습니다. 5뿌리 세트를 12만원에 면세점에서 판매합니다. 생삼으로는 이 가격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두가 개발해서 판매하는 제품과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우리두가 직접 생산하는 것은 건조 산양삼과 산양삼 분말, 액상 산양삼 입니다. 두유, 유산균 등 다 OEM생산입니다. 서울대 입구에 100여 평의 2층 건물을 신축해서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1층은 공장이고 2층은 산양삼 체헙장입니다.

 판매하는 제품은 건조산양삼, 산양삼두유, 산양삼유산균, 산양삼 분말, 산양삼 담금주 키트 등입니다.

 산양삼 담금주 키트는 6월에 일시에 캐서 잎부터 뿌리까지 건조해서 제품화합니다. 술만 녛으면 산양삼주가 됩니다. 키트 자체로 선물하기도 하고 산양삼주를 담가서 선물하기도 하더군요. 수분이 없어서 오리지날 술의 도수를 유지하고 자연스럽게 향이 좋아집니다. 러시아에 홍보할 때 키트에 보드카를 넣었더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상감마마라는 제품은 짜먹는 스틱제품입니다. 산양삼, 감추출액, 마를 사용합니다. 삼의 양기와 마의 음기의 조화가 좋습니다. 여기에 단 맛을 첨가하기 의해 감 추출액을 넣어 건강성과 기호성을 조화시켰습니다.

 산양삼 두유가 대표상품입니다. 가장 저렴하면서 가장 많이 팔립니다. 창업한 지 4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는 적자였고 올해가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삼은 특이하게 너무 많은 성분을 갖고 있어서 복합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의학적 메카니즘을 규명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식품으로 많이 소비하게 해서 사람들에게 유익한 사례를 많이 만드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개발한 제품이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이 산양삼을 너무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강조한다고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식품으로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영업 마케팅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어떠셨는지요? 서울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이라는 자체로 홍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서울대의 내부 규정상 제품홍보에 사용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30~40대 여성분들을 주고객으로 타켓팅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산양삼을 잘 모릅니다. 파워블러거들이 산양삼두유를 먹어보고 좋으니까 인터넷 상에 입소문을 내주셔서 갑자기 수요가 확 늘었습니다. 소문이 나면서 이마트 등에서 연락이 와서 입점도 했습니다. 그분들이 부모님들에게 선물을 해요. 부모님들은 인테넷을 잘 못하시니까 전화 주문이 늘더라구요. 올해는 부모세대의 수요를 높이는 마켓팅을 하겠습니다

 인터넷 등으로 알려지면서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공장에 체험장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식품은 먹어봐야 판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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