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로나19 전사들을 만나다

김의수 승인 2020.06.02 10:43 의견 0

코로나19와 최전선에서 싸운 전국의 의료진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평창보건의료원의 임직원에게도 평창군민들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평창보건의료원의 채정희 원장을 만나 코로나19 대응과 평창군 보건의료의 현실에 대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채정희 원장은 85년부터 평창군 간호직으로 시작하여 36년간 평창의 보건의료 현장에서 근무했습니다.

 

 

평창보건의료원이 의료법인인가요? 평창보건의료원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의료법인은 아니고 평창군 소속 보건소입니다. 영월, 원주의료원은 법인으로 도 산하 의료기관입니다. 평창보건의료원은 1차 의료기관입니다.

 87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이 개정되어 종합병원이 없는 보건의료 취약지구의 보건소에 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로 진료기능을 확대하였습니다. 전국에 15곳이 있고 강원도에는 평창과 화천에 보건의료원이 있습니다.

 국가에서 4개과는 반드시 두게 돼있는데 올해 산부인과 전문의가 공중보건의로 배출이 되지 않아 30년 동안 진료하다가 올 4월부터 산부인과 진료는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내과·외과·소아과와 한방과·치과·안과·정신건강의학과의 7개과 전문의가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20 병상의 입원실과 산하에 6개의 보건지소와 15개의 보건진료소를 두고 있습니다. 보건지소에는 공중보건의와 간호사가 보건진료소에는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평창보건의료원도 고생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우리 의료체계, 감염병 대응 체계의 우수성도 보여주었고, 전국민이 의료진의 노고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료원이 하셨던 역할과 이후 역할, 어려웠던 점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가면서 발 빠르게 선별진료소를 운영했습니다. 24시간 의사, 간호사를 배치하여 지금도 운영 중입니다. 환자분류소도 운영했습니다. 현관 밖에 몽골텐트를 설치하고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열 체크와 문진을 하여 코로나19가 의심이 되는 분들은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받도록 일반 환자와 철저하게 분리를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로 들어서면서 중앙정부에서 모든 보건소의 건강증진사업과 진료업무를 중단하라고 했는데 진료업무는 중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진료업무를 중단하면 주민들이 외지로 나가야 하는데 접촉이 많아지면 오히려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고 더 위험하기 때문에 진료는 계속 진행했습니다. 응급실도 계속 운영했습니다.

 방역업무도 중요했습니다. 줌바댄스 관련된 확진자분이 진부 대관령을 거쳐 갔습니다. 당시 신속하게 대처하고 방역하여 차단했습니다. 방역차량을 1대 소유하고 있고 축협에서 1, 농업기술센터에서 2대를 지원받아 8개 읍면을 방역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위생과 방역입니다. 방문간호사들이 취약계층과 어르신들에게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교육도 하고 전화도 드리면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가격리자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데 다른 시군에서는 제난안전대책본부가 하고 있습니다. 재대본에서 하게 되면 전담자가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자가격리 전담반을 만들었습니다. 직원들이 기존의 업무를 하면서 모니터링도 했습니다. 평창군이 영월·정선 보다 자가격리자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250명 정도입니다.

 의료원 의사들이 대구 등 지원도 나가고 전국의 의료진이 겪은 일인데 직원들의 고생이 많았습니다.

 3월에 대화교회에서 12분이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갔다가 오셨어요. 한참 위험할 때라 저희도 비상이었죠. 검체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민들이 12분을 마을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병실에 칸막이를 해서 의료원에서 관리했습니다. 다행히 전부 음성이라 집으로 돌아가셔서 자가격리를 하셨고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인력부족입니다. 의료원의 인력이 한정되어 있는데 육아휴직 등으로 휴가 중인 직원들도 많아 남아있는 직원들이 진료업무도 지속하고 응급실은 응급실대로 24시간 근무하면서 선별진료소, 환자분류소를 운영했습니다. 확진이 의심되는 분들의 검체는 빨리 결과를 보려고 밤중이라도 바로 춘천의 보건환경연구원으로 가져가서 의뢰를 했어요. 검체 이송 등 직원들의 피로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학생들도 등교하고 있고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 등 취약한 부분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계십니까?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 5곳을 점검하여 환경·위생 등 지침을 전달했습니다. 철저하게 사전예방을 해야 할 취약 지점에 대해 의료원과 군이 협력해서 보완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농민 등도 좀 더 방역과 코로나19 예방에 신경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학교와 어린이집에 비접촉식 체온계 등 방역물품은 다 전달했습니다. 학교 내 소독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합니다. 의심증상이 있는 학생이 나오면 원래는 우리나라 전체가 119가 전담하여 선별진료소로 이송하고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하고 진료를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지금은 의심환자가 많이 나올 경우를 대비해서 학부모가 자차로 이송하는 원칙으로 보완하였습니다.

 

 

평창보건의료원의 의사는 다 공중보건의인가요? 페이 닥터는 없습니까?

 외과와 정신의학과 전문의 두 분이 페이 닥터로 계십니다. 외과는 195, 정신의학과는 1910월에 채용해서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외과전문의가 공중보건의 자원이 없어 몇 년간 외과 공중보건의를 받지 못해 외과진료를 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도비를 요청해서 30% 지원을 받아 채용하여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정신의학과전문의가 공중보건의로 오셔서 방림보건지소에 근무하며 많은 진료를 하였습니다. 이분이 제대를 하고 춘천국립정신병원에 근무를 하면서 한 달에 2번씩 평창에 진료를 나와 주셨어요. 그런데 이분이 춘천국립정신병원을 퇴직하셔서 더 이상 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진료를 받으시던 분들이 원주·강릉·춘천으로 나가야 하는 부담도 있고, 초고령 사회인 지역 특성상 치매환자도 점 점 많아지고 해서 전문의를 채용하였습니다.

 

 

현재 산부인과 진료는 못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후 어떤 대책을 가지고 계십니까? 평창에서 출산을 하지 못하니 원주 강릉으로 가서 출산을 하는 형편이라 젊은 부부들의 부담도 크고 또 젊은 층 인구유입에도 장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군예산으로 산부인과 전문의를 채용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산부인과를 필히 두어야 하는데 의료인력 수급의 불균형으로 공중보건의가 배출이 되지 않아 진료를 할 수가 없는 현실입니다. 법이 있어도 배치를 못하는 현실이지요. 그러면 군예산으로 할 수 밖에 없는데 예산의 한계로 현재는 진료를 못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사업 중에 찾아가는 산부인과가 있습니다. 도에 사업을 신청했는데 상반기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운영을 못했습니다. 코로나19가 좀 진정되면 하반기에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하겠습니다. 우선 도 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내년이라도 산부인과 전문의가 배출되면 우선적으로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개인 의원과 비교하여 평창보건의료원의 의료서비스의 질을 평가하신다면?

 개인 의원들은 의사가 자기 병원을 운영하고 경험이 많으신 분들입니다. 환자를 다시 오게 하는 서비스나 다양한 의료 경험에서 젊은 공중보건의 보다 우위에 있다고 인정합니다. 대신에 장비나 시설 등은 저희가 개인 의원보다는 잘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수치료를 다시 시작하면서 환자들의 호응이 굉장히 좋습니다. 개인 의원과 의료원이 상호 보완하면서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군민들에게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료원 응급실이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창군의 유일한 응급실이죠?

 . 평창군내 유일한 응급실입니다.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을 받으면 국비예산을 지원 받습니다. 응급실에 공중보건의 4명도 배치 받았고 7명의 간호사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비예산으로 이분들의 인건비를 지급합니다. 국비를 지원하는 대신에 평가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상반기·하반기 2번을 평가하는데 인력·운영방법·시설 장비를 다 충족해야 A등급을 받습니다. 작년에 최상위 등급을 받아서 국비예산 33천만 원을 다 받았습니다.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한 덕분입니다.

 

 

진부에 보건지소가 없습니다.

 대신에 건강생활지원센터가 있습니다. 국비를 지원받아 보건지소를 건강생활지원센터로 전환했습니다. 센터가 되면 진료기능을 둘 수가 없습니다. 진부에는 개인의원이 8곳 있습니다. 개인의원들이 보건지소의 진료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센터로 전환했습니다. 현재 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 예방보건사업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강생활지원센터로 전환하려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민단체와 지도자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주민설명회를 하여 주민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보건지소와 건강생활지원센터를 한 읍··동에 동시에 둘 수는 없습니다. 이 센터를 처음에 도시에서 시작하다보니까, 사실 도시는 보건소의 진료기능이 없어도 되거든요. 일률적으로 농촌까지 적용을 하고 있어요. 농촌에는 진료기능과 센터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복지부에 계속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 보건소는 보건사업, 질병예방과 주민건강증진사업이 주된 업무 중의 하나인데 평창보건의료원의 특화된 사업,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을 소개해 주십시오.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노쇠예방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다 노화현상이 오지만 노쇠라는 것은 노화현상이 아닌 제대로 건강관리를 못해서 전체적으로 쇠약해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제대로 건강관리를 하면 노쇠를 예방하고 노화만 겪게 되는 것입니다.

 6년차 사업인데 계속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런 데이터를 가진 곳이 없습니다. 노년기 내과 전문의인 담당교수님이 이런 데이터를 세계적인 학술지 등에 많이 게재도 하고 있습니다.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TV프로그램에 2번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매일유업에서 단백질 음료를 제공받아 사업을 하고 있고 경도인지장애인 20분 정도를 대상으로 웨어러블을 이용한 스마트슈즈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경우 대부분 초고령 사회이다 보니 이 사업에 전국의 보건소들이 관심이 많습니다. 많은 곳에서 벤치마킹도 하고 자료 요청도 하고, 이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보건소도 있습니다.

 치매와 자살예방사업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평창군 주민들의 자살률이 높습니다. 1위인 적도 있었습니다. 이장님들이 마을의 생명지킴이 역할을 해주시는 생명지킴이 사업도 하고 있고, 강원도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경찰하고 협약을 해서 자살예방과 위급한 상황 시 경찰하고 같이 출동해서 케어하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 봉평면을 샘플로 조사원 12명을 모집해서 봉평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조사 등 조사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전문의를 채용한 것도 우울증 환자, 치매환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투약 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의료원에서 하는 건강 검진 시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못합니다. 주민들이 원주나 강릉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장비만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10여 년 전에는 저희도 했습니다. 그런데 소화기내과도 세분화되다 보니 내시경을 할 수 있는 공중보건의가 없습니다. 고민은 하고 있지만 현재 여력으로는 힘든 상황입니다.

 외지로 나가실 수 없는 주민들은 간이검사지만 분변검사로 기본적인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 국가 암 검진차량이 들어오는 날자에 주민들에게 알려서 한 분이라도 더 검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원장 취임하신지 17개월이 되었습니다. 그간의 소감이 어떠신지요.

 인력이 가장 문제지요. 전문적인 영역이라 어려움이 다른 부서에 비해 많습니다. 입원실·응급실은 반드시 간호사가 근무해야 됩니다. 육아 휴직 등 결원이 발생 시 전문직이다 보니 군내에 자원이 없어서 대체인력의 충원이 어렵습니다.

 공중보건의도 3년 근무하고 전역합니다. 필요한 공중보건의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요. 저희는 공보의 전쟁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내과 공중보의가 전국에 딱 5명 나왔습니다. 전역하는 사람은 수 백 명인데. 백령도 울릉도 등 도서지역이 우선입니다. 복지부에 가서 보건의료원을 새로 잘 지었는데 내과의를 배치받지 못하면 곤란하다고 사정사정해서 겨우 받았습니다. 페이 닥터를 더 채용할 수 있으면 좋은데 못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군민 여러분 개인방역을 철저하게 해주십시오. 전체적인 방역은 저희가 철저하게 하겠습니다. 독감 등 제때에 예방접종도 해주십시오. 다함께 코로나도 이겨내시고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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