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산업대전 대상 수상자 백옥연씨를 만나다

김의수 승인 2020.01.09 11:52 | 최종 수정 2020.11.24 13:33 의견 0

KakaoTalk_20200106_112424876.jpg귀농8년만에 대한민국과일대전 대상을 차지한 백옥연씨

평창사과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19년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 대표과일 선발대회에서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였다.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은 2011년에 시작하여 올해 9번째를 맞이한 대한민국 대표 과일·과채 박람회이다. 부분별로 많은 과수농가, 단체, 업체에서 출품하여 업격한 선발과정을 거처 수상 대상을 선정하였다. 사과부분 감홍품종으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백옥연(56)씨를 봉평면 유포리 금당골 사과농원으로 찾아갔다.

- 2019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 대표과일 선발대회에서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축하드립니다. 먼저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귀농한지 8년차입니다. 귀농준비하면서 사과를 재배하기 위하여 1년 동안 계획하고, 공부도 했습니다. 수상소감이라기 보다는 어색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지자체는 지자체별 출품부스도 세우고 지자체장 등 공무원들이 참가해서 축하도 해주었는데 평창군에서는 참가하지 않아 섭섭한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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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을 계획하시면서부터 사과재배를 확고한 목표로 세우셨네요. 왜 사과재배를 선택하셨습니까?

시부모님께서 사과 농사를 지으신 경험이 있어서 사과를 선택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명품사과를 재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남편과 함께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다 보니 2016년 평창군 사과연구회에서 개최한 1회 품평회애서 대상을 받았고 전국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았습니다.

-감홍품종으로 대상을 받으셨는데 왜 감홍품종을 선택하셨습니까?

대부분의 사과 묘목은 일본과 이탈리아에 로얄티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다른나라에 로얄티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되는 국내산 사과품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여러 품종의 맛을 보고나서 감홍, 아리수, 홍로를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감홍은 다른 품종에 비해서 당도와 맛이 월등하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감홍품종은 재배하기가 까다로워 국내재배량이 전체 물량의 0.8% 미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품종에 비해 2.5배의 손이 더 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재배농가에서는 기존에 하던 농법으로 약품을 분사하면 감홍품종은 상처가 납니다. 솜털이 나있는 초기에는 미세하게 조절하여 약품을 분사하여야 상처가 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기가 힘들어 일반 사과재배농가에서는 감홍품종을 재배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열정이 없으면 못해요.

KakaoTalk_20200106_112422012.jpg대상을 받은 사과 감홍

백옥연씨는 평창에서 태어났지만 2살 때 타지로 이사해서 강원도 말도 못합니다. 남편 조용조(66)씨와 결혼해서 슬하에 31녀를 두었습니다. 자식들을 모두 독립시키고 혼자 평창으로 내려와서 사과재배를 시작했습니다. 귀농 초기에는 남편은 파주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주말에만 내려왔다고 합니다. 지금은 부부가 같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사과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젊은 에너지가 듬뿍 느껴집니다.

- 사과농사를 굳이 평창에서 하신 이유가 있으십니까?

처음에는 경상도 안동 등 사과 주산지를 찾아가서 조사했습니다. 토지 가격도 저렴하고 좋았으나, 기후가 너무 더워서 사과농사는 안되겠다고 생각하여 기온 등을 고려하여 평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경상북도 문경지역의 감홍품종이 맛이 좋고 유명하였지만, 기후가 온난화 되면서 아삭아삭하고 단단한 맛이 사라지고 푸석푸석해지며, 저장기간도 짧아 졌습니다. 사과는 냉한성 작물로서 남부지방은 점차 사과밭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과는 여름날씨가 30가 넘어가면 성장을 멈추고 푸석푸석해집니다. 평창지역은 일교차가 심하고 해발이 높아서 사과재배에 적정 장소라고 생각했습니다. 전문가들도 평창 지역이 사과재배에 최고의 입지를 갖추었다고 합니다.

-사과농사 초기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사과농사는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저희 나름대로 초기 계획과 예산을 세워서 귀농을 하였습니다. 사과농사는 5년 정도 지나야 수익이 발생을 하는데 예상보다 추가적으로 기계(장비) 비용이 많이 소모되어 힘들었습니다. 사과농사는 기본적으로 고소작업차, 농약살포방제기, 저온저장고를 필수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니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사과농사를 시작하는 분들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과농사는 열정이 없으면 못하는 농사입니다. 주변에 사과밭을 팔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기술력이 딸리다보니 영주, 안동 사과 주산지에 비하여 맛은 좋으나 모양이 예쁘지가 않아요. 근데 중요한 것은 맛을 내기 위한 노력을 별로 안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사과는 깍아 놓으면 금방 새까맣게 변하는데 저희 사과는 갈변현상이 적습니다. 저희는 그런 기술도 있어요. 그래서 주변 분들에게 가르쳐 주려고 해도 배울 의사들이 없으세요. 좋은 효능이 있는 액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해도 배우지를 않습니다. 귀찮아서 그런지. 열의가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네요.

- 평창군이나 농업기술센터로부터 도움을 받으셨나요?

아직 평창군은 사과를 재배한 기간이 짧다보니 기술력이나 경험이 많지 않아서 기술진을 양성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현장 경험도 없으시고.

자료나 정보가 없다보니 열정을 가지고 공부를 많이 하였습니다. 당도 높이는 방법, 색깔 내는 방법 등에 필요한 액비나 효소는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사용을 하였습니다. 아직까지도 매년 시행착오를 거치며 배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귀농지원자금도 지금은 잘되어 있다고 하는데, 제가 귀농할 때는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 명품사과에 걸맞는 판매가 이루어지는지?

사과는 맛만 좋으면 판로엔 걱정이 없습니다. 저희는 다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연생산량 40톤을 넘게 하면서도 다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감홍은 제일 좋은 상품이 10kg 1박스에 15만원을 받습니다. 상위 3%만 잡으면 사과 판매는 끝이다. 저희 자랑이지만 삼성에서도 저희 사과를 먹습니다.

저희는 송어축제장에서도 판매를 하는데, 저희 사과중에 안좋은 사과를 팔아도 제일 비싸게 팔려요. 송어축제장 위원장님이 대상받은 현수막을 걸라고 하는데 옆의 사과판매 부스에 피해가 갈까봐 걸지 않고 있습니다.

- 고생하신만큼 경제적으로 보람이 있으십니까?

농장부지는 3,500평에 1,400주정도 재배를 하고 있는데, 올해 더 심을 계획입니다. 2019년도 총수확량이 약 40톤 정도이며 년매출 18천만원 정도입니다. 사과농사는 4~5년이 지나면 추가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현재는 퇴비나 비료는 사용을 하지 않으며, 나무가 스스로 견뎌내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잘사는 것을 보고 내 자녀도 오고, 젊은이들도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창군도 젊은 귀농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는데 귀농하신 입장에서 어떻게 보십니까?

어느 지자체나 지원프로그램은 다 있거든요, 더 많은데도 많아요. 타지역, 전라도 고흥군 같은 경우는 지차체에서 버스를 동원하여 숙식을 제공하며,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평창군은 아직까지 그렇지 않는 상태입니다. 지차체에서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귀농을 하여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 등을 알려서 젊은이들에게 귀농의 꿈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도 실제로 사과농사를 지어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의 사례가 도움이 된다면 귀농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입니다.

- 평창군에서 사과농사를 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이 있다면?

첫째로 판로가 가장 큰 문제인거 같습니다. 현재는 평창에서 재배되는 사과가 안동, 영주 공판장으로 들어갑니다. 평창사과가 아닌 안동, 영주 사과가 됩니다. 평창에서 재배되는 사과가 맛있으니까, 고가로 판매를 하면서 재배농가에게는 제대로 가격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도 가깝고 사과농사로 입지도 좋은 평창입니다. 지자체 자원에서 판로개척을 위해 노력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둘째로 좋은 상품은 판매를 하고, 남은 B(자투리) 사과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됩니다. 문경시를 사례로 들면 문경시농업기술센터에서 B품 사과를 일정기준의 당도 브릭스(Brix)를 측정하여 13브릭스 이상일 경우 문경시 백설공주라는 브랜드로 사과즙을 공식적으로 판매를 할 수가 있습니다. 현재 저희는 사과즙으로 가공을 하여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지 못하여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HACCP 인증을 받으면 군부대, 학교 등 납품이 가능합니다. 재배농가마다 사과즙을 짜더라도 인증이 안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판로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 평창군에서 사과농업를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사과재배 면적이나 재배농가의 수가 적고 생산량이 적다보니 군에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타지역은 사과재배를 하려고 하면 전, 임야를 가리지 않고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그런 지원이 없습니다. 땅값이 비싸서 평창으로 귀농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과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과수원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계도 비싸다 보니까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임대를 하여야 하나 수량이 모자라 임대하기가 어렵고 임대비 또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웬만한 사과 재배농가는 최소 10평의 저온저장고를 보유하여야 합니다. 농업기술센터에 문의를 드렸더니 5평의 저온저장고만 지원이 되며 추가 지원사업은 5년 이후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5평의 저온저장고를 설치를 하고 2019년도에는 사비를 들여 6평의 저온저장고를 추가로 설치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지원정책이 사과재배농가의 실정과 맞지가 않습니다. 농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원사업이 이루어지다보니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축제에 같이 병행하여 평창사과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 바라는 꿈이 있으신가요?

남편과 저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종의 사과 묘목을 평창지역에서 재배하기 위하여 시험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명품사과를 만들기 위해서 더욱 공부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저하나의 농원을 알리기보다는 평창사과를 브랜드화하여 전국 최고가 아닌 세계 최고의 사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사과공원을 만들어 숙박시설도 구비하고, 전국민이 평창사과의 우수성과 맛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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